이 의원은 그동안 당 내에서 친노 직계 중심의 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를 이끌면서 여권의 권력 운용구도 및 인사 등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또 그의 언행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다. 바로 이 점이 여권으로선 특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일각에선 이 의원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여권이 ‘카오스(혼돈)’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 친노 직계 의원은 10일 “검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다 공포에 떨고 있다. 정치하기 싫다는 의원이 태반이다”라며 혼돈에 빠진 심경을 털어놨다.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김영주(金榮柱)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이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건에 권력층의 비호는 없었다”고 강조한 것도 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의원의 여권 내 역할 비중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실제 이 의원이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낸 경우가 거의 없었다.
반면 이 의원의 도덕성 문제가 정권 전반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별로 없다. 리서치앤리서치(R&R)가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난달에 비해 8.8%포인트나 하락한 것을 이 의원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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