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미국의 첩보위성이 관련 징후를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다. 수백 km 고도에서 0.5m 크기의 지상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 첩보위성은 매일 한두 차례씩 북한 영변지역의 상공을 지나며 수백 장의 사진을 찍어 지상으로 전송한다.
이를 통해 북한이 재처리작업을 할 경우 방사화학실험실 굴뚝으로 배출되는 연기 및 차량과 장비의 이동 실태를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다. 또 첩보위성에 탑재된 열 감지 적외선카메라는 폐연료봉을 녹이는 특수용액의 온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을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크립톤-85라고 불리는 방사능 가스도 재처리의 강력한 징후. 북한이 재처리를 위해 폐연료봉의 피복을 벗기면 폐연료봉 내에 갇혀 있던 크립톤-85라는 가스가 배출된다. 자연계에선 거의 존재하지 않는 이 가스는 바람을 타고 동해상으로 흘러가는데 주일미군 소속의 RC, WC-135 특수정찰기는 대기 속의 크립톤-85를 검출할 수 있는 장비를 갖고 있다.
미국은 이를 이용해 채취한 크립톤-85의 농도를 분석해 재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폐연료봉을 용매추출법(PUREX)으로 재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폐연료봉을 1.5∼2cm 길이로 절단한 뒤 뜨거운 질산염으로 용해시켜 불순물을 제거하고 몇 차례의 여과와 정제를 거쳐 고순도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추출하는 방법.
북한이 앞으로 수개월간 폐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해 얻을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의 양에 대해선 이견이 분분하다.
국방부의 추정치는 24∼32kg으로, 4∼6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반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재처리 수준을 감안할 때 8∼11kg(1∼3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이미 5, 6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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