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서울역 앞에 세워진 ‘제2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홍보탑에 ‘경축’이란 표현을 쓴 것.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13일 당 홈페이지 논평란을 통해 “5·18은 수천 명의 광주시민이 처참하게 죽어 간 추모의 날이지 경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는 서울시장과 그 수하들의 천박한 역사의식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군사독재, 개발독재의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수제자이자 청계천 비리로 살쪄가는 이 시장이 광주를 어찌 알겠느냐”며 “즉각 국민과 광주 영령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즉각 “홍보탑의 문구는 ‘5·18민중항쟁 25주년 서울기념행사위원회’(위원장 한상석)와 서울지방보훈청의 요청에 의해 작성됐으며 서울시는 설치만 담당했을 뿐”이라며 “전화 한 통이면 확인할 수 있는데도 비난부터 하는 것은 ‘이명박 죽이기’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기념행사위원회 측도 성명을 내고 “‘경축’이란 단어는 우리가 요청해 이미 지난해 홍보탑부터 사용했다”며 “시각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이제는 민주화운동이 국가적 기념일이 된 만큼 ‘경축’이란 용어를 쓸 때도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확산되자 서 부대변인은 두 차례에 걸쳐 부분적으로 글을 수정했으나 글의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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