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천청사 외상밥값 소동… 식당주인이 홈피에 호소

  • 입력 2005년 5월 16일 18시 31분


‘밥값도 안 갚으면서 경기는 어떻게 살리나요.’

경기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식당을 한다는 한 여성이 공무원들에게 외상값을 갚아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재정경제부 홈페이지(www.mofe.go.kr)에 올렸다.

허모 씨라 자신을 밝힌 이 여성은 자유발언대에 “정부과천청사에서 근무하는 일부 공무원이 1, 2개월치 외상이 밀린 채 4, 5개월간 발길을 끊었다”며 “경기도 어려운데 제발 외상값 좀 갚아 달라”고 썼다.

허 씨는 공무원들에게 외상을 준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려 주는 고객인 데다 신분이 확실해 외상값을 떼일 염려가 적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랫동안 외상값이 밀린 부서에 전화를 했더니 “며칠 후에 가겠다”고 약속만 하고 소식이 없다는 것.

허 씨는 “1개월에 한 번씩 카드로 계산을 해 준다고 해서 외상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민의 종이라는 사람들이 너무한다고 생각지 않느냐”고 했다.

허 씨의 글이 올라오자 재경부 홈페이지에는 공무원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대구에 사는 김모 씨는 “감사실에서 누가 외상값을 갚지 않았는지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부는 국(局)별로 연간 수천만 원의 예산이 식대로 책정돼 있으며 국 사정에 따라 월별로 외상을 갚아 나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경부에는 제보자 주장처럼 수개월째 외상이 밀린 곳은 없다”며 “아마 다른 부처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발언대에 남긴 허 씨의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혀 다른 사람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본보도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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