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의원 “특정언론 기사에서 殺氣 느꼈다”

  • 입력 2005년 5월 21일 03시 08분


“기사에서 살기를 느낀다.”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이어 ‘단지(斷指) 후 병역면제’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르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사진) 의원이 20일 언론 보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지역구인 강원 평창에 머물고 있는 그는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수십 일간 철도청 유전 관련 기사를 보며, 특히 특정 한 언론사의 기사를 접하면서 나는 그 기사에서 살기를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썼다.

그는 “무엇 때문에 이토록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먼, 살기 가득한 기사들이 이어지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고 했다.

병역기피를 위한 단지 의혹, 단지 과정에 대한 거짓말 등과 관련한 언론 보도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정 언론사’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의원직 사퇴와 정치적 매장을 노리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의원은 결코 의원직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언론 탓’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이전 같으면 이 의원을 편들어 언론을 상대로 공세를 폈을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개인문제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지금은 언론 탓을 할 때가 아니다”며 “단지 경위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거짓말을 한 데 대해 사과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외롭게 된 상황”이라고 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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