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 신원이 개성공단 내 자사(自社) 공장에서 개최한 패션쇼에는 인기 탤런트 김태희 씨 등 20여 명의 모델이 무대에 올라 20여 분간 100여 점의 의류를 선보였다. 이날 선보인 봄여름 의류 100여 점 중 절반가량은 개성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참석자들은 김태희 씨가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개성공장에서 생산된 옷을 입고 등장하자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패션쇼에는 남측에서 박성철(朴成喆) 신원 회장, 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부회장 등 500여 명이, 북측에서 개성공단 개발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 7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1995년 처음 임가공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북한 땅에서 패션쇼까지 열 줄은 몰랐는데 오늘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신원은 작년 6월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 15곳 중 1곳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1월 2438평의 터에 1300평 규모의 개성공장을 완공했다. 첫 생산제품은 3월 10일 남한으로 반입됐으며 전국 신원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편 북측 근로자들은 남한 옷을 만들면서도 디자인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완성품 검사를 맡고 있다는 장영옥(34) 씨는 “셔츠가 짧아 배꼽이 보인다”고 웃었다.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설혜숙(25) 씨도 “(민소매 꽃무늬 원피스를 가리키며) 이런 옷은 우리 기호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성=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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