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프로젝트’ ‘J프로젝트’ ‘행담도 개발’ 용어설명

  • 입력 2005년 5월 28일 03시 10분


“S프로젝트가 서남해안개발사업을 말하는 것인가? J프로젝트와는 다른 것인가?”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26일 일부 간부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렇게 물었다고 총리실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들 프로젝트의 개념 규정이 혼란한 상태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27일 용어 설명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식 사업 명칭은 ‘서남해안개발사업’이고 S프로젝트는 그 일환으로 동북아시대위원회 차원에서 구상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전남’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J프로젝트는 전남도가 추진하는 것으로, 서남해안개발사업과 주체가 완전히 다르며 규모도 작다.

▽서남해안개발사업과 S프로젝트=서남해안개발사업은 막연한 개념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찬용(鄭燦龍)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의 사선(私線)을 통해 사업 추진이 제기됐고, 이후 동북아시대위로 넘어가 구체화 작업이 진행된 것이 바로 S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 동북아시대위와의 사업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라 행담도개발㈜이 S프로젝트의 개념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는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S프로젝트의 개요는 무안 영암 목포 등 전남 서남해안 일대에 50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물류, 정보기술(IT), 생명공학 단지를 조성한다는 것. 외국인이 3분의 1 이상 거주하는 인구 250만 명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내용도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S프로젝트 지원을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동북아시대위가 검토한 S프로젝트는 정부가 아직 공식 채택한 사업이 아니다”고 S프로젝트에 대해 선을 그었다. 미래가 불확실해진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남의 현재 인구가 200만여 명인데 250만 명의 새 도시를 만드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등 S프로젝트에 대해 회의론이 없지 않았다.

▽J프로젝트=해남과 영암 간척지 일대 3200만 평에 골프 코스 30개, 호텔 20개, 실버타운 2만 가구, 외국 대학·병원, 카지노, 해양리조트, 가족오락시설 등을 갖춘 상주인구 50만 명의 복합레저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내외 자본 300억 달러를 유치해 2016년까지 조성한다는 것으로 전남도는 지난달 11일 국내 11개, 국외 7개 등 18개 업체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J프로젝트) 기본합의서 체결 및 시범사업 서명식을 가졌다.

전남도는 J프로젝트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주도록 정부에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동북아시대위는 J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었다.

▽행담도 개발=한국도로공사가 1999년 싱가포르의 투자회사인 에콘(2002년 이후에는 에콘이 부도가 나면서 자회사인 EKI가 사업을 추진)을 끌어들여 시작한 사업이다.

당초 서해대교가 지나가는 행담도에 휴게소를 짓고 갯벌을 매립해 골프장과 해양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시작됐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매립 규모가 줄어들면서 사업 내용도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EKI의 지분을 인수한 김재복 사장이 실질적인 사업 주체가 됐으나 김 사장과 도공 간에는 몇 차례 분쟁이 생기는 등 업무 협조가 원활하지 못했다.

S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정 전 수석과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접촉했던 김 사장은 이들을 통해 도공에 압력을 행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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