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김형욱에 용서란 없다”…1977년 김재규에 특별지시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04분


“‘본 건’에 관한 한 용서란 있을 수 없다.”

김형욱(金炯旭)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국 하원의 프레이저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는 등 미국 망명 이후 보인 행동에 대해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1977년 6월 17일 김재규(金載圭)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내린 ‘특별지시’의 내용이다.

김형욱 실종사건을 조사 중인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吳忠一)는 국정원의 보관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건을 찾아냈다고 30일 밝혔다.

이 문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본 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므로 정부는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임을 명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과거사위 관계자는 “이 지시가 내려진 시점과 김형욱의 실종시점(1979년 10월 7일) 간에 2년 4개월의 시차가 있어 박 전 대통령이 김형욱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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