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프로젝트 탄생 배경=노 대통령이 정 전 수석에게 낙후된 호남지역 개발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2003년 중반은 ‘호남 소외론’이 팽배한 때였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고위직 인사에서 김대중(金大中) 정부에 비해 정부 요직에서 호남 출신들이 감소한 데 따른 불만이 호남 지역에서 제기됐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줬으나 돌아온 게 뭐냐는 것이었다.
또 여권 내에서도 민주당 분당(分黨) 문제를 놓고 이른바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구주류와 수도권 및 영남, 전북 일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신주류 간에 대립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대선 때의 부채의식,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 껴안기, 국가균형발전 등을 감안해 서남해안 개발구상을 지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노 대통령은 2004년 초쯤 S프로젝트의 윤곽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2004년 5월 19일 한국을 방문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당시에는 부총리)를 만났을 때 S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듯 “싱가포르 자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이 우호적이다. 복합레저산업 등에 적극적 투자를 기대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주한 싱가포르대사의 편지 때문에?=동북아시대위원회가 행담도 개발사업을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으로 판단한 근거는 캘빈 유 주한 싱가포르대사의 서한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캘빈 유 대사가 지난해 5, 6월경 정 전 수석 앞으로 서한을 보내 ‘행담도 개발사업이 S프로젝트의 파일럿프로젝트(시범사업)이니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정 전 수석은 이 편지를 동북아위 기조실장이던 정태인(鄭泰仁) 전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에게 전달했다. 동북아위는 이 편지를 보고 S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민간사업인 행담도 개발사업에 개입해 지난해 7월 행담도개발㈜에 S프로젝트 실무를 맡긴다는 내용의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이에 대해 주한 싱가포르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로 “행담도 개발사업은 한국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 두 회사의 문제”라며 “싱가포르 정부는 이 사업이나 행담도개발㈜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도 싱가포르 정부나 대사관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정 전 수석은 “캘빈 유 대사로부터 지난해 5월 중순 편지를 한 통 받기는 했으나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편지를 동북아위에 건네줬는지도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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