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스 부차관보는 방한 기간 안광찬(安光瓚) 국방부 정책홍보실장, 김숙(金塾)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서주석(徐柱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장 등을 면담했다. 그러나 이들은 롤리스 부차관보가 한국의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이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지는 않았다고 9일 밝혔다.
안 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6일 방한한 롤리스 부차관보와 1시간동안 점심을 함께했지만 그에게서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강경 발언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롤리스 부차관보는 북한 핵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한국 측과)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롤리스 부차관보는 외교 국방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의 현안을 논의했지만 강경 발언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롤리스 부차관보는 주한미군을 한반도 외의 지역 분쟁에 투입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미국 측의 원안대로 한국 정부가 수용해줄 것을 이번에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1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에 관한 한미 간의 이견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의 불협화음을 일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이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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