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안영근의원 “개혁당派나가면 웃을 의원 많다”

  • 입력 2005년 6월 11일 03시 27분


무거운 열린우리 의총열린우리당이 염동연 의원의 당직 사퇴에 따른 파장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소속 의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연합
무거운 열린우리 의총
열린우리당이 염동연 의원의 당직 사퇴에 따른 파장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소속 의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연합
“유시민(柳時敏)은 안돼!”

“너희가 당을 떠나라.”

열린우리당 내 중도파와 개혁파 의원 간의 갈등이 폭발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주요 정책을 둘러싸고 벌인 암투의 단계를 넘어 이제 상대 의원을 향해 “당을 떠나라”며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한 염동연 의원이 9일 “유 의원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중도 성향의 의원들로 구성된 ‘안정적 개혁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안개모)’을 주도하는 안영근 의원은 10일 유 의원을 겨냥해 사실상 탈당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유 의원이 속한 참여정치실천연대(구 참여정치연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잿밥에 눈 먼 사람은 당을 떠나라”고 역공에 나섰다.

▽“개혁당파는 10%”=이날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개혁당파가 아닌 쪽이 90%이고 개혁당파는 10%, 20명도 안 된다”며 “개혁당파에 (당에서) 나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나간다면 화장실에서 웃을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이처럼 당내 중도파의 ‘공적(公敵)’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는 유 의원의 당내 독주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독선적 언행으로 당내 다수의 반발을 사 온 유 의원이 상임중앙위원 당선 후 당 혁신위원회를 주도하는 등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혁당파의 반격=참정연은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과 당원을 농락하는 해당(害黨)행위”라고 비난하고 안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즉각 회부할 것을 요구했다.

참정연은 “예전처럼 정치인 몇몇의 인기와 파워게임이 아직도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조용히 당을 떠나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친노(親盧) 성향의 모임인 국민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안 의원의 발언을 “당내 분파주의를 조장하는 행위”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당 지도부=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유 의원은 4·30 재·보선 참패 때 문희상(文喜相) 의장에게 ‘혁신위를 구성해 수습하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복잡한 현안을 논리적으로 잘 정리해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문 의장이 유 의원에게 기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장영달(張永達) 상임중앙위원도 현안 논의에서 유 의원에게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문 의장은 “내가 염 의원 등의 편을 들어서 유 의원을 나가라고 해야 하느냐”며 “유 의원이 빠진 혁신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유 의원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