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양국 언론을 상대로 한 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다는 것은 고립을 의미한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북한은 가능한 한 빨리 국제사회에 합류해 한미 양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지난해 6월 우리는 북한에 제안한 바 있고, 이것은 우리의 독단이 아니라 6자회담에 참가한 당사국 모두가 제안한 것이다. 아직까지도 그 계획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제3차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의 대북 지원 방안을 밝힌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인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강경책을 취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나도 그런 보도 때문에 힘들다”며 “그 부분보다는 다른 사안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관해 양국은 기본원칙에 완벽하게 합의하고 있으며 한미동맹은 공고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자회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를 보냈는데도 북한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대북 압박책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미 행정부의 방침에 한국 정부도 더는 반대하기 어렵다는 데 양국 간에 암묵적인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고 전했다.
6자회담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이 되도록 재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외교 노력이 실패할 경우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으며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기본 방침을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노 대통령은 21∼24일 남북 장관급회담 재개 등 남북 관계의 진행 상황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하고 “남북 대화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데 유용한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11일 밤(한국 시간) 1박 3일 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다.
워싱턴=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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