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간의 정상회담 직후 오벌 오피스에서 10여 분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먼저 이날 경기 동두천시에서 미군 차량에 치여 숨진 김모 씨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했다. 또 김 씨 가족에 대해서도 조의를 표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견에서 두 정상은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얘기 도중 부시 대통령에게 “어떻습니까. 한미동맹이 잘되고 있습니까”라며 돌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네. 한미동맹 관계가 아주 공고합니다. 동맹은 아주 굳건하며 한반도에서의 관계가 아주 잘 발전하고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회담 10분 전 백악관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도널드 엔세냇 백악관 의전장의 안내를 받으며 루스벨트룸에 들어서 방명록에 한글로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쓴 뒤 회담장인 오벌 오피스로 향했다.
오벌 오피스 안에서 기다리던 부시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노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이어 “웰컴, 웰컴”이라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이에 영어로 “Nice to see you(만나서 반갑다)”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의 영어 실력이 내 한국어 실력보다 낫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노 대통령은 10일 오후 7시, 25시간의 짧은 미국 체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힐 차관보의 환송을 받으며 특별기에 올랐다.
이에 앞서 9일 오후 노 대통령 일행이 탄 비행기가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내리자마자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15분가량 갑자기 쏟아지는 바람에 노 대통령은 수행원들이 받쳐 준 우산을 쓰고 트랩을 내렸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일대에는 ‘번개경보’에 따라 공항 내 이동 금지령이 내려졌고 일부 수행원과 기자들은 30여 분간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한 채 갇혀 있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는 실무 방문인 탓에 별도의 일정 없이 주로 영빈관에 머물렀다. 권 여사는 미국을 오가는 비행시간이 28시간이나 돼 기내에서 노 대통령을 각별히 내조하기 위해 동행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워싱턴=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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