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정부 대표 9명과 지원단 및 기자 등 모두 40명으로 방북 대표단을 구성한다고 12일 밝혔다.
북측은 김기남(金基南)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권호웅(權浩雄·남북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내각 책임참사 등 16명의 대표와 임동옥(林東玉) 조평통 부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자문위원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행사 기간에 남측 당국 대표단은 6·15축전 개막식, 민족통일대회 등 민간 주도의 주요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15일 남북 당국 공동기념 행사와 네 차례의 오찬 만찬 등을 별도로 갖는다. 또 16일엔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한다. 그러나 정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정 장관은 북한 대표단에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당국자 간에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부담 없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자리가 있겠지만 회담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통일대축전 남측 공동준비위원회는 11일 당국 대표단을 제외한 민간 대표단 300명의 명단을 북측에 최종 통보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5년전 그때 그 주역들 다시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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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을 이끌었던 ‘그때 그 사람들’이 14∼17일 평양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평양 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남북 당국 대표단 명단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남측의 임동원(林東源)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북측의 임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불렸던 임 전 원장은 막후에서 정상회담 성사에 기여했다. 그가 정상회담 실무준비를 위해 방북했을 때마다 임 부위원장은 그를 상대했다. 임 부위원장은 2003년 10월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가 사망한 뒤 대남관계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실세로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측 대표단의 김보현(金保鉉) 전 국무총리 특보와 서훈(徐薰) 통일부 실장은 이번에 북측 대표단에 포함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와 2000년 3월과 4월 비공개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주역.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준비 접촉 당시 남측 수석대표였던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대북송금’ 사건으로 인한 사법처리 및 건강 악화로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북측 수석대표였던 송호경(宋虎景)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2004년 9월 사망했다.
박재규(朴在圭),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은 ‘자문단’ 자격으로 방북한다. 이들을 맞을 북측의 전금진(全今振) 내각 책임참사는 박 전 장관과는 1∼4차 장관급 회담 당시 수석대표로, 정 전 장관과는 1998년 중국 베이징(北京) ‘차관급 비료회담’ 당시 수석대표로 각각 만난 적이 있다.
한편 남측의 당국 대표단은 이번 방북 기간에 주암초대소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곳은 2000년 정상회담 당시 공식수행원에 포함되지 않은 특별수행원들이 머물렀던 곳. 당시 정상회담에 실무적으로 관여했던 이들은 이를 기념해 그 후 ‘주암회’를 결성했다.
이 모임엔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 LG 구본무(具本茂) 회장, 고은(高銀) 시인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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