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12일 당내 호남지역(광주, 전남북) 의원 24명 중 20명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정세균(丁世均) 원내대표는 답변을 거부했다.
▽‘민심 이반 심하지만…’=지역 민심이 좋지 않다는 데는 거의 모두가 공감했다.
광주의 양형일(梁亨一)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보다 소외감이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남의 신중식(申仲植) 의원은 “(여권에 대한) 실망감이 분노로 번졌고 이젠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동연(廉東淵) 의원은 지난주 당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하면서 ‘호남 소외론’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의원들의 시각과 관점은 조금씩 달랐다. 특히 전북과 광주의 일부 의원들은 “소외론이 다소 부풀려졌다”고 진단했다.
광주의 강기정(姜琪正) 의원은 “호남 지역이 정치적으로 차별받는 게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탈당설은 일축-민주당과의 통합론은 고심’=탈당설은 다수 의원들이 일축했다. 지나치게 과장됐고 와전된 부분도 있다는 것.
광주의 김태홍(金泰弘) 의원은 “11일 당원 200여 명과 단합대회를 했다. 탈당설은 발붙일 데가 없다”고 말했다. 전북의 이강래(李康來) 의원도 “일부 지역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불안해하고 있지만 탈당설은 크게 부풀려져 있다”고 가세했다.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대해선 시각이 다양했다. 당장 통합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일부 있었지만 대체로 신중론과 반대론으로 엇갈렸다.
광주 전남 의원들 다수는 통합론에 비중을 두었다. 전남의 우윤근(禹潤根) 의원은 “지역에선 민주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전북에선 기류가 조금 다른 듯하다. 전북의 장영달(張永達) 상임중앙위원은 “지금 통합하자고 하면 (민주당이) 안 한다고 하면서 시간을 벌려고 할 텐데 뭐 하러 자해행위를 하느냐”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문희상(文喜相) 의장을 향한 공개적인 비판은 드물었다. 그러나 전남의 주승용(朱昇鎔) 의원은 “노 대통령은 영남 쪽은 원외인사들과도 대화하지만 호남 쪽은 없다”며 “특히 청와대 인사의 영호남 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인적쇄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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