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이 도청 2000년이후 177건 적발

  • 입력 2005년 6월 14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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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이 아니라 민간인들 사이에서도 ‘불법 감청(도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희정(金姬廷·한나라당) 의원은 13일 대(對)정부 질문을 통해 2000년부터 올해 5월까지 177건의 민간인 도청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의 감청 이외에 민간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청 규모가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번 통계는 에스원 등 11개 민간 경비회사가 현장에 출동해 감청설비를 탐지한 결과 적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간 경비회사에 대한 도청설비 탐지 의뢰는 매년 1000여 건 수준인 것으로 파악돼 일반인과 민간기업들이 느끼는 사생활 및 기업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 줬다.

다만 연도별 민간인 도청 피해는 2000년 32건, 2001년 43건, 2002년 40건, 2003년 29건, 2004년 27건, 2005년 5월 현재 6건 등으로 2001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한편 중앙전파관리소는 2004년부터 올해 5월까지 대형 전자상가와 심부름센터 등에서 벌어진 도청을 8건 단속했다고 밝혀 실제 도청 피해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불법감청설비를 단속하는 중앙전파관리소의 단속인력은 33명 17개 조에 불과하다”며 “이들은 휴대전화 불법복제 단속 업무도 맡고 있어 전문성이 낮고 효과적인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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