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는 ‘남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며,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미국과 함께 체제 안전보장은 물론 대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1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수교(修交)를 염두에 두고 ‘보다 정상적인 관계도 가능하다’고 밝힌 대목을 설명하다는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 장관으로부터 방북 보고를 받고 “이번 대북 접촉이 북핵 문제의 매듭을 푸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핵심관계자는 이날 “이번 방북 때 정 장관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전격적으로 면담하게 될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정 장관이 평양에 도착하고 나서 2, 3일 후에 ‘좋은 일’이 생기면 곧바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 장관이 사실상 노 대통령의 대북 특사 자격으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으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면 정 장관이 노 대통령의 친서(親書)를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친서는 없다”고 부인했으나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친서 존재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정 장관이 16일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남측에서 진행될 8·15 공동행사에 북측 당국대표단 파견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6·15선언 5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축사를 통해 “정부는 6자회담이 열리면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중요한 제안을 할 계획”이라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4일 여야 5당 대표와 3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초당적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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