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내무반 총기난사]나사풀린 軍… 불안한 국민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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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19일 발생한 육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의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19일 발생한 육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서의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13일 북한군 병사 1명이 강원 철원군 일대의 철책을 통과해 월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데 이어 19일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까지 발생하자 총체적인 군 기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두 사건은 최전방에서 일어났다는 점 외에도 각각 지난해 10월 최전방 3중 철책 절단사건과 올 1월 육군 훈련소의 ‘인분 가혹행위’가 있은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일어난 것. 철책 절단과 인분 가혹행위 사건 때 군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철책 절단 사건이 났을 때 군은 경계로봇을 비롯한 첨단감시 장비를 보강하고 근무형태를 조정하는 등의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8개월 뒤 군은 당시 철책선이 뚫린 곳에서 불과 6km 떨어진 곳에서 별다른 장비도 없는 북한군 병사가 철책을 타고 넘어 온 것을 며칠이 지나 주민이 신고할 때까지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또 인분 사건 이후 군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육군본부에 인권개선위원회를 설치하고 신병교육대에 인권상담실을 개설하는 등의 장병 인권대책을 발표했다.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은 3월 ‘구타·가혹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각종 대책도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막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19일 철책 절단과 인분 사건 외에도 4월 술 취한 어부가 어선으로 월북한 것과 지난달 해군이 특수작전용 보트를 잃어버린 사건 등을 대표적인 군 기강 해이 사례로 꼽았다.

군 장성 출신인 황진하(黃震夏)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사건 사고가 난다. 국방부 장관 혼자만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인책론을 제기했다.

이양호(李養鎬) 전 국방부 장관은 1996년 9월 육군 모 부대 식당에서 김모 일병이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진 사건에 이어 10월 강원 화천군 모 무대에서 김모 상병이 중대 행정반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병사 3명이 숨지자 경질된 바 있다.

한편 이날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군 입대를 앞둔 부모들이 “솔직히 아들을 군대에 보내기 싫다”고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또 “이러니 군대 안 보내려고 국적 포기시키는 것 아니겠느냐”(ID 이중국적) “국방부는 잘 키운 아들 하나 하루아침에 ×죽음시키는 곳인가”(ID 제대11일이라)라고 성토하는 글들이 빗발쳤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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