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우리 국민은 과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참배 중단을 요구하고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할 제3의 추도 및 평화기념시설 건립을 제안했다.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평화추도 시설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 반대 의견도 있고, 추진하자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일본 국민의 여론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두 정상은 제2기 역사공동위원회를 발족하고 그 산하에 교과서연구위원회를 설치해 양국이 역사교과서를 공동연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관한 사전 실무협의 과정에서 일본 측은 ‘공동연구 결과를 반드시 교과서 기술에 반영하자’는 우리 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회담 후 “역사 인식 문제에서부터 역사교과서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로의 생각을 숨김없이 대화했으나 어떤 합의에 이른 것은 없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김포∼하네다(羽田) 항공편을 8월 1일부터 현재 하루 4편에서 8편으로 증편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사람들의 유골 반환과 한국 거주 원자폭탄 피해자 및 사할린 거주 한국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 이은 실무 만찬에서 17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두 정상은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 핵문제를 풀어 가기로 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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