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근로소득세를 토대로 2007년부터 EITC를 시범 실시하려는 정부의 계획도 탄력을 받게 됐다.
EITC란 정부가 저소득층을 지원하되 근로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이 지원해 주는 제도.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일할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일괄적으로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줌으로써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보완한 것이다.
EITC를 시행하는 미국을 예로 들면 두 자녀를 둔 가장의 연간소득(2003년 기준)이 8000달러면 정부 지원금이 3210달러지만 △연소득 1만 달러면 지원금이 4010달러 △1만3000달러면 4204달러로 소득이 높아질수록 지원액도 늘어난다. 하지만 지원금은 연간 소득 1만3000달러를 정점으로 점차 줄도록 설계돼 있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근로의욕도 높일 수 있는 성장지향적 복지정책인 셈이다.
EITC는 저소득층 가운데서도 일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412만 명 가운데 일할 능력이 있는 132만 명을 EITC 수혜 대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EITC를 본격 도입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132만 명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연간 2조∼4조 원이 필요한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
EITC 도입을 위해서는 현재 개인별 소득에 기초한 세제를 가구당 소득 기준으로 뜯어고치고 가구 구성원 모두의 금융 및 부동산 등 자산소득까지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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