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사람 盧곁에’…철도公 사장 이철-조폐公 사장 이해성

  • 입력 2005년 6월 23일 03시 02분


“언제까지 낙선 인사 챙기기냐.”

청와대가 공석 중인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이철(李哲) 전 의원,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이해성(李海成) 전 열린우리당 부산시위원장 등 정치인 출신을 내정해 또다시 ‘보은(報恩)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철도공사 사장 후보로 복수 추천됐으며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낙점을 받아 곧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유전개발 투자 의혹 사건으로 분위기가 흐트러져 있는 만큼 조직 장악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노조와의 협상을 잘 이끌 수 있는 정치력과 직원 3만 명의 거대 조직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통합적 관리능력이 필요하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12, 13, 14대 의원 출신으로 노 대통령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도 있다. 2002년 대선 때는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후보를 지지했다가 당시 노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이후 노 후보의 부산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또 조폐공사 사장에는 3명의 사장 후보 가운데 참여정부 출범 초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해성 전 위원장이 선임됐다. 조폐공사는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23일 사장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이 지난해 총선 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북-강서갑과 부산 중-동에 각각 출마했다가 고배를 든 인사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낙선자 배려’ 차원의 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낙선 인사 배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병직(秋秉直) 건설교통부 장관과 오거돈(吳巨敦) 해양수산부 장관은 각각 17대 총선과 올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장관으로 발탁된 케이스다. 경남 의령-함안-합천에 출마했던 권욱(權郁) 전 행정자치부 민방위재난통제본부장은 지난해 5월 출범한 소방방재청 초대 청장(차관급)에 임명됐다.

두 사람이 전문성이 있느냐는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이 전 의원은 올해 초 한국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고, 이 전 위원장은 MBC 베이징 특파원 출신으로 낙선 후 한국토지공사 비상임 이사로 활동해 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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