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기(金完基)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이 이철(李哲) 전 의원과 이해성(李海成)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각각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을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는 여론을 반박한 지 하루 만인 2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글이 올랐다.
‘k2649’라는 누리꾼(네티즌)은 “청와대에서 아니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이번 인사는) 낙하산 인사다. ‘절대 낙하산이 아니라 실력과 자격을 검증한 인사’라며 밀어붙이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야당은 물론 일반 국민 정서와도 동떨어져 국민을 허탈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정부가 불필요하게 말 때문에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려는 나쁜 게 아니다” vs “안하무인”=김 수석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참여정부에 낙하산 인사는 없다”며 “배려라는 게 나쁜 게 아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청와대에 있다 나가면 자영업이나 하고 등산이나 하면서 놀아야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가만히 있으면 될 걸 왜 나서서 분란을 일으키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한 간부는 “과거 정부와 현 정부가 모두 낙하산 인사나 측근 챙기기를 하는 것은 같다. 그러나 과거 정부가 조용히 여론의 매를 맞은 반면 현 정부는 오히려 잘했다고 나서는 게 다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24일 “낙하산 인사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며 “낙하산은 천천히 떨어지는데 이건 한꺼번에 급속하게 내려오는 것이니 ‘우박 인사’가 아니냐” 고 꼬집었다. 맹형규(孟亨奎) 정책위의장은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면 ‘번지점프 인사’냐”고 비판했다.
자민련 이규양(李圭陽)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지적과 우려를 ‘그러면 어때’라고 대응하는 막가파식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내 갈 길을 간다?’=이에 앞서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1일 ‘대통령자문 위원회 공화국’ 논란에 대해 조선시대 사림파를 거론하며 “오히려 아마추어가 희망”이라며 반박했다. 그의 이 발언은 다시 ‘사림파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7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대책을 묻는 질문에 “서울 강남 서초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등은 제로성장이거나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 현상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총리의 이 같은 상황인식은 정부가 17일 “부동산 정책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며 무색해졌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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