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양자택일’해야=현 법사위원 15명 중 12명의 의원이 변호사 출신이다.
최연희(崔鉛熙·한나라당)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우윤근(禹潤根·열린우리당) 장윤석(張倫碩·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간사들이 모두 포함된다. 지금까지는 이들이 변호사 업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지만 상임위의 직무 관련 영리행위 금지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 6월 이전에 법사위나 변호사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교육위의 경우 지병문(池秉文·열린우리당) 이주호(李周浩·한나라당) 의원은 각각 전남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있다가 국회에 진출하면서 휴직했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다.
그러나 현재 대학에서 보수를 받는 △객원교수 △초빙교수 △특임교수 △겸임교수직을 맡고 있는 의원은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교수직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 건국대 초빙교수인 김한길(열린우리당) 의원, 국민대 겸임교수인 박진(朴振·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22명의 의원이 겸임교수 등의 직함을 가지고 있다.
학교법인 이사장 또는 이사를 겸직하는 의원은 모두 5명. 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이 현대학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김태환(金泰煥·한나라당) 의원이 오상교육재단 명예이사장과 학교법인 성일학원 법인이사로 등재돼 있다.
또 강성종(康聖鐘·열린우리당) 의원이 신흥학원 이사장, 법무부 장관인 천정배(千正培·열린우리당) 의원과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경원학원 감사와 이사다. 만약 이들이 내년에 교육위 배정을 원한다면 학교법인 관련 직함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기업 관련 겸직 의원=기업과 관련된 직책을 겸하고 있는 의원들은 재경위와 정무위 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남흥진 공동사업자인 남경필(南景弼·한나라당) 의원과 마고기획 대표이사인 이계경(李啓卿·한나라당) 의원이 정무위에 배치돼 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또 재경위 소속 김양수(金陽秀·한나라당) 의원은 유림건설 고문이며 같은 상임위의 김정부(金政夫·한나라당) 의원은 세무사로 활동 중이다.
지금은 재경위나 정무위 소속이 아니지만 김학송(金鶴松·대경공업사 사장) 윤호중(尹昊重·에어윈도우 수석고문) 주승용(朱昇鎔·화성산업 대표이사) 김낙순(金洛淳·영구아트무비 대표) 심재엽(沈在曄·심로악기 회장) 이기우(李基宇·디자인 큐브 대표) 박기춘(朴起春·영금기업 전무) 의원 등도 기업 관련 직책을 갖고 있다.
병원장인 정의화(鄭義和·한나라당) 김춘진(金椿鎭·열린우리당) 의원과 약국을 운영하는 장복심(張福心·열린우리당)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 활동용?=의원들이 가장 많이 가진 직함은 비영리재단이나 협회 또는 학회의 임원 등으로 모두 80개에 이른다. 대개 지역구 활동에 도움이 되는 사회단체에 많이 가입하고 있기 때문.
한나라당 유정복(劉正福·경기 김포) 의원은 김포장학회 이사장이며 부산 출신의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윤원호(尹元昊) 의원은 ‘포럼 낙동강’의 공동대표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金起炫·한나라당) 의원은 울산YMCA 이사와 울산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류근찬(柳根粲·무소속·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보령시체육회 이사이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감투도 ‘與華野貧’▼
국회의원 겸직도 여당이 야당에 비해 많다.
여당 의원 중에는 기업체나 관변단체 고문 등이 많았고 특히 변호사 출신 여당 의원들은 법률자문이나 고문변호사로 여러 기업체에 적을 둔 경우가 적지 않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인 우윤근 의원은 한국도로공사와 한국토지공사 법률고문 등 8개 직책을 겸하고 있다.
또 전직 경제부총리인 홍재형(洪在馨) 의원과 당 상임중앙위원인 장영달(張永達) 의원, 원혜영(元惠榮) 정책위의장과 박병석(朴炳錫) 기획위원장도 대학 겸임 교수나 정부위원회 위원, 체육단체 고문 등 4∼6개씩의 직함을 갖고 있다.
단재신채호(丹齋申采浩)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해외입양인연대 이사장(이상 김원웅·金元雄 의원), 인천여성의전화 자문위원과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 감사(이상 홍미영·洪美英 의원)처럼 복수의 시민사회단체에 적을 두고 있는 여당 의원들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겸직 의원들은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박희태(朴熺太) 홍준표(洪準杓) 최연희 의원을 비롯한 율사 출신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1개 법무법인에 변호사로 적을 두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 안명옥(安明玉) 의원은 포천중문의대 교수를 겸하고 있다.
비교섭단체인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 중 겸직 의원은 변호사 출신이나 재선 이상 중진 의원이 많다. 무소속에서도 총 5명 중 3명이 겸직 의원이었으나 민주노동당은 단 1명도 겸직 의원이 없다.
정당별 겸직 현황 | |||||
구분 | 총의석수 (개) | 겸직 의원수(명) | 겸직의원 비율 | 겸직 직책 수(개) | 겸직의원 1인당 직책 수(개) |
열린우리당 | 146 | 70 | 48% | 128 | 1.83 |
한나라당 | 125 | 60 | 48% | 74 | 1.23 |
민주당 | 10 | 6 | 60% | 9 | 1.50 |
민주노동당 | 10 | 0 | 0% | 0 | 0 |
자유민주연합 | 3 | 2 | 67% | 2 | 1.00 |
무소속 | 5 | 3 | 60% | 14 | 4.67 |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특이한 겸직사례▼
17대 국회의원 중에는 눈길을 끄는 직책을 겸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은 대전의 6개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대전대 대학원 객원교수를 비롯해 한밭대 중국어과(겸임교수), 배재대 정외과(객원교수) 등에 교수직을 걸어놓고 있다. 주변에서는 지역구(대전 서갑) 관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국회 밖에서 ‘총재님’으로 통한다. 김 의원은 재단법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총재, 사단법인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이사장을 비롯해 4개의 총재 또는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 개혁파인 김원웅 의원은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전태일열사청계천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추진위원을 비롯해 민족 및 민주화 관련 4개 직책을 겸하고 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최성(崔星) 의원은 6개 겸직 중 3개가 통일 관련 직함이다. 사단법인 통일정보센터 이사와 남북경제협력진흥원 수석자문위원,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남북교류사업위원장이 그것. 각 당 대표 중에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재단법인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한국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재단법인 동서협력재단 이사장이고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표는 법무법인 아시아의 대표변호사다.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겸직이 없다고 신고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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