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라이스 → 南, 中 탕자쉬안 → 北 방문

  • 입력 2005년 7월 12일 03시 06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 이후 미국과 중국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9일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국가 순방에 나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12일부터 사흘간 평양을 방문하는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6자회담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외교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두 사람의 움직임은 이달 말 재개될 4차 6자회담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임을 암시해주고 있다.

▽미국의 움직임=라이스 장관은 중국 일본 한국을 돌며 직접 회담 재개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아시아 순방에 앞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베이징(北京)에 파견해 북한과 6자회담 재개 합의를 만들어낸 것을 보면 이미 여러 가지 대북 구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라이스 장관은 서울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중국 일본 정부와 가진 6자회담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회담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논의 주제는 북한을 어떻게 설득해서 핵 포기를 이끌어내느냐는 문제이겠지만, 이보다는 북한을 달래고 회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라이스 장관 본인이 1월 ‘폭정의 거점’ 발언을 했고, 3월 한중일 순방 때 ‘북한이 주권국가’라고 분위기를 반전시킨 바 있어 이번에도 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역할=탕 국무위원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다.

그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북한의 핵외교 실무사령탑인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라이스 장관의 메시지를 설명하고 6자회담에 대한 북-중 양국 간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핵문제로 무기 연기됐던 후 주석의 방북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탕 위원은 미중 회담 결과를 단순히 북한에 중계하는 데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회담에 나선다고는 했지만 미국 북한 모두 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뭔가 북한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탕 위원은 이번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마지막 성의 표시’라고 할 수 있는 이번 회담마저 결렬되면 북핵 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현실’을 상기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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