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李濱·사진) 주한 중국대사는 20일 저녁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한류(韓流)에 대한 자신의 높은 관심을 설명했다. 그는 “40여 개의 TV 채널이 있는 베이징(北京)에서 황금시간대의 절반 이상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로 채워진다. 한국 가수들이 오면 중국 젊은이들은 미칠 정도”라고 전했다.
2001년 9월 부임한 리 대사는 4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다음 달 19일 이임한다. 외교부 아주국 수석부국장 겸 북핵전담대사 자리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재임 중 가장 힘들었던 일로 지난해 고구려사를 둘러싼 한중 분쟁을 꼽았다. 가장 인상에 남는 기억은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 경제계, 학생 모두가 중국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이라고 했다. 한중관계의 밝은 미래를 봤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고 과거 침략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주한 중국대사의 격과 관련해선 “그 나라를 얼마나 잘 알고 관계를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비켜갔다. 중국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유엔 제네바 등 8개 지역에 차관급을, 한국 등 60여 나라에 국장급을,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는 심의관급 대사를 보낸다는 게 그의 설명. 북한은 중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차관급 대사를 둔다고 했다.
그는 후임인 닝푸쿠이(寧賦魁) 대사에 대해 “북한 김일성종합대 동기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폭탄주를 나만큼은 못하니 강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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