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내용을 곧바로 청와대로 보고했다”

  • 입력 2005년 7월 22일 10시 31분


“미림팀의 도청내용은 안기부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청와대로 올라갔다.”

언론에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특수도청팀인 ‘미림’의 존재를 언론에 제보한 전 미림팀원 김기삼 씨가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미림의 자료는 워낙 민감하고 폭발적이라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DJ정부 들어서 미림에 해체된 것은 이미 휴대전화를 도청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그 때는 굳이 탁자 밑에 도청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휴대전화가 도청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근무하던 94~95년도에는 휴대전화가 보편화 된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주로 유선전화만 도청을 했었는데, 그 이후인 98년인가 99년께 휴대전화 도청을 위해서 막대한 예산을 들였다는 얘기를 친한 기조실 친구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미림의 조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인천지부장이던 오정소 실장이 94년도 초 대공정책실장으로 부임해 오면서 문민정부 출범 이후 1년 간 활동이 없었던 미림을 재조직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도청내용은 대공정책실장에게 보고했고 때때로 안기부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청와대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김덕 안기부장에게는 보고하지 않고, 오정소 대공정책실장에게만 보고를 했다”며 “미림자료는 워낙 민감하고 폭발력이 있는 자료라서 오 실장이 직접 관리했다. 오 실장이 녹취 자료 중 별 내용이 아닌 것은 직접 파쇄기에 집어넣고 알려야 될 내용은 직접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기삼씨는 지난 93년부터 2000년까지 당시 안기부와 그리고 국정원에서 근무를 했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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