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 전직 간부들의 모임인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국사모)’의 송영인 회장이 언론에 연일 폭로를 거듭하고 있는 안기부 불법 도청팀 ‘미림’의 공운영 팀장, 김기삼 씨 등을 향해 욕설을 섞어가며 격한 배신감을 쏟아냈다.
송 회장은 26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안기부 시절 이 둘과 함께 근무했던 사실을 밝히며 “공 팀장은 제가 볼 때는 인간XXX”라며 “살기 위해 했다는데 정상적인 인간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씨는 국정원에서 활동도 제대로 못한 친구다. 무슨 영웅심리로 이런 짓을 하는지 한심하다”며 “(미국에) 망명한다고 대한국민의 피가 미국인 피로 바뀌나? 납치를 해서라도 데려와 저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시종일관 격앙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공 팀장이 퇴직 후 천용택 전 국정원장에게 이동통신 대리점 사업권을 받았다며 이른바 ‘거래 의혹’을 주장했다.
그는 “천 원장은 공 팀장이 기밀문건을 소유했다는 것을 알고 1년 뒤 이를 압수하면서도 위법행위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공 팀장에게 국정원 관련 이권 사업인 이동통신사업권을 줘 돈벌이를 하도록 도운 것은 상식이하의 처사”라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원장이 천용택이니까, 당연히 최종결정권자는 천용택”이라며 “천 원장이 사업권을 준 것에 대해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져나간 물건(테이프)에서 자기네들과 관련된 사항이 있고 그것이 발표되면 엄청난 타격을 받으니까 그런 것”이라며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이런 처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미림의 위법행위 눈감아준 천용택 전 국정원장은 이완용보다 더 나쁜 XX”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송 회장은 “국정원에서 30년 동안 근무했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처음”이라며 “가족들이 무슨 그런 조직이 있느냐고 하는데 정말 자식보기 민망스럽고 내 인생이 서글퍼진다”고 털어놓았다.
송 회장은 끝으로 “광화문 한복판에서 국민들에게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사죄한다”며 “국익을 위한 차원에서 정보관들이 과잉충성 하다보니 편법을 저질렀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그릇된 충성에서 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아량을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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