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6시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2시간 동안 단독 콘서트를 갖게 된 가수 조용필(趙容弼·55) 씨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의 대중가수가 북한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은 2002년 이미자 씨 이후 두 번째.
조 씨는 “북한과 남한의 대중음악 성향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노래들 위주로 부를 계획”이라며 “1950년대 이전 가요를 비롯해 북한가요도 두 곡 정도 부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조 씨는 자신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 등을 부를 예정이며 자신의 노래 ‘꿈의 아리랑’을 1만여 명의 북한 관객과 함께 부르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7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서 SBS 측에 먼저 제의해 성사됐다. SBS 관계자는 공연 장소에 대해 양측 간 이견이 있었으나 최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조용필 씨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 유경 정주영체육관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조 씨는 “내 노래가 북한에도 많이 알려졌다고 들었다”면서 “남한에서는 내가 무대에 나서면 무조건 ‘오빠’ 소리가 들렸는데 북한 공연 때는 없을 것 같아 아쉽다”며 웃었다.
23일 공연은 SBS와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남북한에 동시 생중계될 예정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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