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평화적 핵 활동이나 시설은 핵 폐기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합의는 우리의 국익과 일치돼야 한다”며 “과거 몇 년간 (북한이) 연구용 원자로를 몇 주 내에 핵무기 생산용 시설로 전환했던 사례가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베이징에선 6개국이 합의문 도출을 위해 물밑 논의를 벌였으나 별 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회담은 중국이 2일 최종 초안을 제시한 이후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이견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채 두 번째 주말을 맞게 되자 회담장 주변에선 휴회 가능성과 회담 장기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의장국인 중국은 4일 밤 6개국 수석대표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휴회를 제의할 방침이었으나 남-북-미 3국이 성과물을 낼 때까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혀 일단 회담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각국 대표단과 기자단은 예약한 귀국 항공표를 취소하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 대표단과 지원 인력 일부는 서울로 철수했다.
이런 가운데 합의 수준을 낮추거나, 평화적 핵 이용 문제 등 쟁점 사항을 모호하게 처리하는 선에서 합의문 도출을 시도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5일 “협상 결과의 내용은 가급적이면 모호성이 없는 게 좋다”면서도 “분명한 방식으로 전혀 타협이 되지 않을 때에는 불가피하게 모호성을 취할 수도 있고, 그런 게 필요할지는 조금 더 협상을 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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