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홍한표씨 개인으론 처음 오늘 1000가마 육로이용 전달

경기 평택농민회 회원들이 8일 홍한표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북한에 전달할 80kg들이 쌀 1000가마를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평택=연합

경기 평택시의 한 농사꾼이 북한에 쌀 1000가마를 보내겠다고 나서 화제다. 농민이 개인자격으로 북한에 쌀을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8일 평택농민회에 따르면 평택시 서탄면 황구지리에 사는 홍한표(73) 씨가 9일 도라산역을 거쳐 육로를 통해 쌀 80kg들이 1000가마를 북한에 전달한다.

전달되는 쌀은 홍 씨가 지난해 수확했던 것과 다른 농가에서 구입한 쌀을 보탠 것으로 시가 1억7000만 원에 이른다.

홍 씨는 “1984년 마을에 큰 물난리가 났을 때 집과 논밭이 침수됐는데 북한이 남한 수재민을 돕겠다고 쌀을 보냈다”며 “북한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언젠가는 받은 쌀을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 씨는 평생을 갈아온 농토와 집이 평택으로 이전할 미군기지 부지에 포함되면서 보상금을 받게 돼 북한에 쌀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홍 씨의 쌀 북송은 농민회 활동을 하는 아들 성동(40) 씨가 전국농민회총연맹을 통해 북측과 협의해 육로를 통해 이뤄지게 됐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