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선 “정부 혼자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구도가 제대로 타파되지 않은 것”이라며 “지역구도와 그에 근거한 잘못된 정치 관행으로 우리 사회는 의제설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또 하나의 위기다”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년 반 전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 신용불량자 문제, 북한 핵 위기 등 가슴을 짓누를 정도의 어려움이 많았고 대선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며 이같이 자평했다.
그는 ‘경제성적표’가 좋지 않은 데 대해서는 “단기 처방보다는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을 중시하다 보니 경기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도대체 뭐가 달라졌느냐, 경기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청년실업 문제는 여전하지 않으냐, 막상 손에 닿는 뭐가 없다’는 등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가슴이 무겁고 아프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지지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단기적인 지지도를 높이는 데 급급하면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를 다뤄 나가기가 쉽지 않다”며 “지지도에 담겨 있는 국민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예의주시하되 지지도에 집착해서 단기적 처방을 내놓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높였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최근 내놓은 국가경쟁력지수는 지난해 35위에서 29위로 올라섰다”며 “이는 정부가 병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하려 한 노력이 평가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후반기의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해 “지난 2년 반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과제 해결에 역점을 두겠다”면서 “의제 형성과 정책 결정을 크게 왜곡하고 있는 지역분할구도, 그에 근거한 정당체제, 경기 침체와 계층 갈등의 원인인 양극화 현상,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라고 제시했다.
김 실장은 “완벽한 정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실수나 실책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분적인 문제를 지나치게 부각해 전체를 훼손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과도한 비판이나 오해와 억측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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