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당국자는 30일 “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핵 폐기와 사찰을 받아들인 북한이 앞으로 핵 폐기 과정에서 ‘남한에도 핵무기가 진짜 없는지 살펴봐야겠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달 중순 제2단계 4차 6자회담에서도 북한이 상호 사찰 문제를 제기했다”며 “한국과 미국은 ‘우린 핵무기가 없다는 게 확실하고 떳떳하기 때문에 못할 것 없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찰 대상에는 주한미군 시설도 포함된다”며 “이 밖에 여러 곳의 원자력발전소와 관련 연구시설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호 사찰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한미 양국과 북한이 상대에 핵심 군사시설을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해외주둔 미군의 시설을 제3국, 특히 적성국가에 공개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편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사찰관들이 남한에도 들어와 핵무기 프로그램이 있는지 검증하도록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이는 6자회담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말해 상호 사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