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요하고 일관된 노력으로 북미 사이의 근본 차이 조정
- 그 동안에 우리 관계자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2년 반 동안 관련공무원을 포함해 여러 사람들이 매달려 왔는데, 지나고 생각해 보면 큰 실수 없이 아주 정교하게 전 과정을 잘 관리해왔던 것 같습니다.
- 그저 구경꾼으로서만 관리해 온 것이 아니고, 북한과 미국 사이의 근접되기 어려운, 아주 근본적인 차이들을 하나로 합치시켜내는 데까지 집요하고 일관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냈고, 적극적으로 양쪽을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줬습니다.
□ 북핵 3원칙 준수, 이름은 밋밋하지만 쉽지 않았던 과정
- 북핵 3원칙인 ‘북핵 불용, 평화적 해결,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이라는 말이 너무 당연한 얘기로 들리고 아무 느낌도 들지 않지만, 핵을 가지고 어떻게든 최대한 실제 무기화 또는 협상 무기화하려는 북한의 집착과 실제 협상의 핵무기라는 그 가치를 생각하면, ‘북핵 불용’이라는 게 이름은 아주 밋밋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 미국이 ‘9.11 사태’ 이후 연속되고 있는 대외 강경정책, 대테러 강경정책의 분위기 속에 있었기 때문에 평화적 해결이라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말이 평화적 해결이지 쉽지 않았던 일입니다.
- 어쨌든 처음 출발 당시 그 원칙을 세웠을 때는 밋밋한 그 원칙을 가지고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하여튼 우리 외교 당국과 남북 교섭 당국이 정말 힘을 많이 기울여줬습니다.
□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 수용, 용납도 중요
- 그리고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전략적인 협상을 위한 전략적 수단에 대해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보기에 따라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인데도 용납해준 것이 아주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 사실 남북관계나 한·미관계에서 그리 큰 문제는 아닐지라도 여러 가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지만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인내를 가지고 대해온 것을 국민들이 잘 수용해주었습니다. 그 사이에 남북교류 등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남북 사이의 분위기를 아주 호의적으로 만들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 또 마지막에 ‘중대 제안’이라고, 돈 많이 드는 중대 제안 같은 것을 국민들이 큰 파동 없이 수용해준 것들이 전체적인 회담의 신뢰 분위기를 축적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 북한과 미국의 전략적 결단 높이 평가
- 중국이 아주 각별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다음 처음부터 입장을 꼼꼼히 하나하나 점검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북·미 양쪽 다 참 많이 양보했습니다.
-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원인에 있어서 누구 책임이냐 하는 분석적인 접근을 하지 말고, 해결될 수 있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 이후 우리가 새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상황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지, 원인만 가지고 옥신각신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그런 취지로 소위 ‘전략적 결단’을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원인을 가지고 지금 재판하려고 하지 말고 협상을 하자’고 그렇게 했습니다.
- 출발선에 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양쪽 모두 그야말로 훌륭한 정치적인 결단을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전개과정에 대해 여러 가지 국내적 반대 여론이 있었고 상당한 부담, 불신, 불안이 있었음에도 큰 틀의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의 상황 보면 앞으로의 상황도 낙관
-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왔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저는 상황을 낙관합니다.
- 이후에 대해 걱정스럽고 비관적인 견해를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여기까지 오는 데 이처럼 힘들었지만 이것은 그냥 얼떨결에 만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검토하고 노력할 만큼 노력해서 만든 결론입니다. 그 안에 중국의 중재와 한국의 역할이 뚜렷하게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이런 여건에서 나온 것이기에 앞으로도 결과를 낙관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러 가지 상황 입체적으로 잘 맞아 성공
- (북한과 미국) 양쪽이 말로는 해결한다고 하면서 막상 마주 대해서는 대화할 마음이 없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분위기가 ‘해결하는’ 쪽으로 확 바뀌었습니다.
- 두 가지 계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힐 대사가 와서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조야와 대화를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 하나의 계기라고 볼 수 있겠고, 그 다음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나 본심을 끌어낸 것이 ‘해결한다’는 쪽으로 흐름의 가닥을 만들어 낸 결정적 계기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또 (핵의) ‘평화적 이용’ 부분에서 걸렸을 때 반기문 외교장관이 미국으로 갔고, 어제 그제도 저는 뉴욕에서 돌아오고 반기문 장관은 다시 라이스 장관을 만났는데 이 문제를 결정하는 미국의 라인도 견제를 좀 덜 받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서 여러 가지 상황이 상당히 입체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 만일 반 장관이 한국에 있었으면 미국까지 비행기 타고 다시 간다는 게 그렇게 용이한 상황이 아니었을 텐데, 마침 뉴욕에 있었습니다. 이런 등등이 모두 참 좋았습니다.
- 기분이 좋아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이 문제와 관련해 여러분하고 나하고도 느낌이 차이가 납니다. 대통령으로서 느끼는 부담하고 그냥 장관이 느끼는 부담하고는 비교가 안 됩니다. 워낙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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