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성권(李成權) 의원은 최근 발표된 통일부의 현대그룹 내부보고서 조사와 관련해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 유용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라며 “무엇보다 문제는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통일부의 대처방안”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기금이 현대아산 측에 금강산 도로 공사비로 전달된 시점(2004년 12월)과 김 전 부회장이 공사비를 유용한 시점을 문제 삼았다.
통일부는 비자금의 대부분이 현대아산 측에 기금이 전달된 2004년 12월 이전에 조성됐기 때문에 비자금을 기금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으나, 이 의원은 비자금 50만 달러 중 6만4000달러는 2005년 1∼3월에 만들어져 통일부의 논리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현대아산 사금고에 들어간 돈이 어떻게 공사비로 전용됐는지 통일부는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비자금은 기금이 아니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의원은 “김 전 부회장이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만큼 기금의 운영관리 책임이 있는 통일부 장관으로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최성(崔星) 의원은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철저하게 사실이 규명돼야 하며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기금 유용 의혹이 사실이라면 기금 전액 환수 등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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