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주한美대사 “한반도 통일과정 지켜보고싶다”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4분


13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신임 주한 미국대사(오른쪽). 그는 보석 디자이너인 부인 리사 여사와 함께 한국 국민들의 곁으로 역대 어느 주한 미 대사보다 더욱 가까이 다가서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13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신임 주한 미국대사(오른쪽). 그는 보석 디자이너인 부인 리사 여사와 함께 한국 국민들의 곁으로 역대 어느 주한 미 대사보다 더욱 가까이 다가서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알렉산더 버시바우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부임을 이틀 앞둔 13일(미국시간) 워싱턴 미 국무부에서 개최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는 ‘낯선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되던 간담회 말미에 버시바우 대사의 부인 리사 여사가 나타난 것이다.

보석 디자이너인 리사 여사는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대사 부부는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국무부 교육장에서 6, 7주 동안 매일 1시간씩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이날 대사 부부는 리사 여사가 직접 디자인한 와이셔츠 소매 핀과 브로치 귀고리를 하고 있었다. 그는 “남편의 서울 부임 첫 주에 인사동에서 재활용을 테마로 한 보석전시회를 연다”고 소개했다.

한국에 부임하는 미국 대사가 부인과 함께 나온 것은 버시바우 대사가 앞으로 펼칠 ‘대중 외교’의 예고편으로 보인다.

그는 전임자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발자취를 따라서 한국인에게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광주요? 물론 갑니다. 당시 상황(미국의 역할)에 대한 견해가 어떻든 간에, 광주는 큰 비극입니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버시바우 대사는 “내가 만난 한국 전문가들은 한국을 알면 알수록 매료되는 나라라고 말한다”며 “아무런 고정관념 없이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군축 비확산 인권 위기관리 전문가”라고 평가하면서 “6자회담의 진행을 살펴보면서 북한의 변화를 통한 한반도 통일과정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드럼 치는 외교관’으로 소개된 그는 “문화외교를 위해 내가 가끔 (드러머로) 나서는 것도 괜찮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에 도착한 이태식(李泰植) 신임 주미대사는 대사관저에서 “11월 초로 예정된 북핵 5차 6자회담은 단기간에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6자회담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겹칠 경우 휴회한 뒤 정상회의가 끝난 뒤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 대사 시절 한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준 힐 차관보를 높이 평가한다”며 “최근의 한미관계에 우려를 표시하는 재향군인회 등의 단체를 자주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 대사가 여러 곳을 다니면서 현안을 설명하는 ‘카라반(대상·隊商)’ 제도가 최근 1, 2년 사이에 중단됐지만, 이를 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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