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당한 정재계 인사 명단 공개 검토”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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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 수사팀은 국정원과 안기부에 의해 도청당한 인사 명단을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또 도청에 관여한 혐의로 사법처리되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구속영장이나 공소장에 기재하는 ‘범죄사실’을 통해 제한적으로 도청 내용을 공개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황교안(黃敎安) 2차장은 도청 대상자 명단 공개 여부에 대해 “가급적 법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국민들이 알아야 할 부분은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차장은 “아직 방침이 결정되지는 않았다”며 “어떤 범위까지 발표하는 것이 적법한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도청된 전화 통화 내용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것도 검토된 게 없다”면서도 “다만 범죄 사실에 그런 부분을 어떻게 기록할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국정원의 도청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은성(金銀星) 전 국내담당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도청된 정재계 인사들의 통화 내용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검찰이 도청 대상자 명단과 함께 도청된 대화 내용까지 공개할 경우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삼성그룹의 1997년 대선자금 제공 대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해 서상목(徐相穆) 전 한나라당 의원을 피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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