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춘(李在春) 국제위원장은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한국 외교가 당면한 엄중한 상황에 비춰볼 때 대통령의 인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며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러시아 대사 출신이다.
이 위원장은 그 근거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일리가 있다는 발언으로 한미동맹 훼손 △일본과의 외교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발언 때문에 양국관계 최악의 상황으로 후퇴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국제적 조소 △6자회담에서 나온 애매모호한 공동성명 등을 들었다.
또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안보 정세하에서는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이며 한미동맹을 저해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국가 정체성과 안보체제가 흔들리는 총체적 위기에서 노무현 정부는 북한 핵문제가 거의 해결된 것처럼 과잉 홍보하고 무분별한 남북경협 확대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구걸하듯 남북정상회담에 매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격변하는 주변 정세하에서 국익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하고 지금부터라도 과감히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논평에서 “외교의 경우 미국과는 냉동고, 일본과는 냉장고 상태”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낯 뜨거운 자화자찬은 (거친 노 대통령의 말을) 품위 있게 통역한 통역의 몫”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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