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측에 보낸 전통문에서 “연 부위원장이 지병으로 인해 사망한 소식을 접하고 삼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연 부위원장은 1990∼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이런 노력이 남북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가 북측 고위 인사의 사망에 공식적으로 조의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통문은 남북 간의 공식적인 의사소통 경로를 통해 전달됐기 때문에 정부의 공식 조전(弔電)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23일 통일부는 홍보관리관을 통해 ‘애도의 뜻’을 나타냈으나 북측에 조문단이나 조전을 보내는 방안에는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통일부는 24일 오전 방침을 바꿔 이날 낮 12시경 전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통일부 홍보관리관은 “23일 내부 협의과정에서 ‘북측에 공식 조의를 표명하자’는 소수 의견이 있었고 24일 아침회의를 거쳐 그 의견이 채택됐다”며 “23일 통일부 방침을 알리는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점이 있다면 모두 나의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통일부 내에선 정 장관이 23일 조의를 표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느라 이 같은 혼란이 빚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고 문익환(文益煥)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 등의 김일성(金日成) 주석 10주기 조문 행사 참석을 불허했다.
이에 북측이 반발해 같은 해 8월 개최 예정이었던 남북 장관급회담이 무산되는 등 1년 가까이 남북 당국 간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北 “내달 6자회담 참석”▼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다음 달 초순 제5차 6자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은 베이징 공동성명 발표 이후 1개월 남짓한 기간 성명정신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해대고 있다”며 “더 험악한 사태를 빚어내고 있는 미국의 책임을 11월 상순 합의되는 날짜에 열릴 제5차 6자회담에서 따지고 계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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