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26 4개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전승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재·보선 야당 우세’를 이번에도 예외 없이 과시했다. 오죽하면 ‘재·보선 전문당’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은 야당으로 전락한 이후 첫 번째 재·보선이었던 1998년 4·2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4개 지역을 모두 이긴 이래 현재까지 치러진 8번의 재·보선 중 6번을 승리로 이끌었다.
재선거의 야당 우세 현상은 선거의 공정성과 관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이전의 재·보선은 대체로 여당 승리였다. 자금 등에서 우월한 정부 여당이 거당적으로 집중 지원할 경우 몇 개 지역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는 김대중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1998년 4·2 재·보선에서 패배한 직후 당시 여당인 국민회의는 두 차례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부정금권선거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정부 여당의 프리미엄이 많지 않다. 야당으로서는 선거를 통해 정부 여당의 실정(失政)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 선거 관심도가 낮은 재·보선의 특성상 여당 지지층은 대선이나 총선 때와 달리 결집력이 느슨해진다.
그러나 이번 승리가 축배가 아닌 ‘독배(毒杯)’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한나라당 내에서부터 나온다. 당 핵심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거듭나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또다시 대선에서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