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선거 이후]민노, 지도부 개편론 솔솔-민주, 자신감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3시 01분


“그렇지 않아도 초상집인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27일 오전 쌀 협상 비준 동의안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처리돼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울산 북에서의 국회의원 재선거 패배 충격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은 이날 소속 의원과 보좌진을 대거 동원해 통외통위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은 물론 이를 제지하는 국회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느라 이미지만 구겼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단독 입법 발의에 필요한 의석(10석) 회복이 17대 국회에선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민노당은 다음 달 2일 대책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대응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부 최고위원의 사퇴도 거론되고 있다.

민노당 관계자는 “대대적인 당 혁신론이 제기되면서 당내 노선 투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 결과에서 “재기 가능성을 봤다”며 고무된 표정이다.

민주당 후보는 경기 광주에서 14.2%, 부천 원미갑에서 8.3%의 득표율을 올렸다. 4% 안팎에 불과한 여론 조사에서의 당 지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정 선거구에 한정된 재선거였고 후보자가 해당지역의 토박이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당내에서는 “호남 출신 등 수도권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어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최인기(崔仁基), 신중식(申仲植) 의원의 잇단 입당과 함께 제3야당으로 올라서면서 호남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 지지율을 제친 상태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수도권에서 얻은 ‘작은 성과’를 바탕으로 중도성향을 결집시켜 반드시 재집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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