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에 배석한 이혁(李赫) 외교부 아태국장에 따르면 반 장관은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사 참배를 강행해 일거에 양국 관계가 급랭됐다”고 지적하면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상징하는 것으로 신사 참배에 깊은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치무라 외상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결코 과거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 장관은 “일본 정부는 6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시 별도 추도시설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후 별 논의가 없어 실망스럽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12월 양국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기를 희망했으나 반 장관은 “일본 측의 요청은 대통령에게 보고하겠지만 현재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확답을 피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역사공동연구위원회 2기 활동과 관련해 연구위원 선정 작업을 서둘러 12월 중에 제2기 첫 회의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
반 장관은 이 밖에 한국인에 대한 항구적인 비자(입국사증) 면제 조치, 사할린 잔류 한인 지원, 한국인 징용 희생자 유골 반환,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부여, 한센병 환자 보상 문제 등에 관해서도 일본 정부가 적극 대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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