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 “韓-日 현재상황 매우 엄중”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3시 01분


반기문(潘基文·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과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비판하면서 별도의 추도시설 건립을 강력히 요청했다.

회담에 배석한 이혁(李赫) 외교부 아태국장에 따르면 반 장관은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사 참배를 강행해 일거에 양국 관계가 급랭됐다”고 지적하면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상징하는 것으로 신사 참배에 깊은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치무라 외상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결코 과거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 장관은 “일본 정부는 6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시 별도 추도시설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후 별 논의가 없어 실망스럽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12월 양국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기를 희망했으나 반 장관은 “일본 측의 요청은 대통령에게 보고하겠지만 현재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확답을 피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역사공동연구위원회 2기 활동과 관련해 연구위원 선정 작업을 서둘러 12월 중에 제2기 첫 회의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

반 장관은 이 밖에 한국인에 대한 항구적인 비자(입국사증) 면제 조치, 사할린 잔류 한인 지원, 한국인 징용 희생자 유골 반환,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부여, 한센병 환자 보상 문제 등에 관해서도 일본 정부가 적극 대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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