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셋넷학교’의 영상팀 ‘망채’(망둑어의 북한 사투리) 팀원인 양미(18) 양은 자신과 가족이 탈북 후 중국에 머문 4년여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기나긴 여정’을 완성했다.
그동안 탈북 청소년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몇 차례 제작된 적은 있지만 탈북 청소년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양 양이 감독과 시나리오 내레이션을 맡았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김명국(17) 군과 유성일(19) 씨가 배경음악과 촬영, 편집 작업을 도왔다.
양 양은 “우리들의 얘기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기록된 적은 많지만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새터민(탈북자)들이 어떤 역경을 딛고 이곳에 왔는지 보여 주고 싶었다”고 다큐멘터리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기나긴 여정’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양 양의 가족이 1998년 북한을 탈출한 뒤 2002년 남한 땅을 밟기 전까지 4년간 머문 중국 훈춘(琿春)에서의 힘든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양 양의 가족은 중국에서 지내는 동안 중국 공안에 4차례나 붙잡혀 서로 헤어지고 만나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양 양은 중국 현지 촬영을 위해 지난달 두만강 국경까지 직접 다녀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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