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3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경 세계무역기구(WTO)와의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의원들은 찬성 139표, 반대 61표, 기권 23표로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쌀시장 보호를 위한 쌀 관세화 유예는 오는 2014년까지 10년간 추가로 연장되게 됐다.
대신 쌀 의무수입물량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기준연도(88∼90년) 쌀 평균 소비량의 4%(20만5천228t)인 수입물량은 올해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7.96%(40만8천700t)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부들을 간과할 수 없고 농업은 우리 국가의 생명과 안보 산업이지만 오늘 불가피하게 통과시켰다"면서 "찬성의원이나 반대의원이나 똑같이 마음은 괴롭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현재 예결위에서 농촌 회생을 위한 예산안을 논의 중"이라며 "여야는 어려움에 처한 농촌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설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1시간여 파행운영됐으나, 오후 3시경 김 의장의 강행으로 표결 처리됐다.
김 의장의 의결 강행에 맞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의장석 주변을 점거한 채 거세게 항의했다.
양당 의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의장석 아래 발언석을 점거한 채 저지투쟁을 벌였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의원과 경위들이 이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정문에 집결한 틈을 타 옆문으로 들어가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총을 열고 다음달 13일 열리는 홍콩 WTO각료회의 이후로 처리를 연기하자고 당론을 확정한 뒤, 본회의장에 들어와 의장석 주변을 감싼 채 ‘처리연기’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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