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의주 특구 대신 ‘대계도 경제특구’ 추진

  • 입력 2005년 12월 1일 03시 01분


북한이 신의주특구 대신 평안북도 철산군 경제특구(일명 ‘대계도특구’)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조중(朝中)경제문화교류센터(조중센터)의 한 관계자는 30일 “북한과 철산특구 개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북측의 요청에 따라 특구의 경제 및 정치 시스템 초안 작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중센터’는 올해 4월 15일 북한 당국으로부터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의 유일한 대북 투자 유치 대표로 인정받은 단체. 2002년 신의주특구 계획 작성에 참여했던 중국 측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조중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북한 신의주특구 창설준비위원회가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로 통폐합돼 신의주특구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며 “우리는 그런 상황을 감안해 신의주와는 달리 인구 유입이 거의 없는 철산군의 특구 개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중국 정부의 반발로 신의주특구 개발을 포기한 경험이 있어 우리가 제출한 초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직접 결론을 내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중센터가 제안한 특구는 철산군 대계도 이남 지역. 수심이 깊은 기봉리가 항구로 예정돼 있고 전체 면적은 신의주특구(당시 예정 면적 132km²)와 비슷하게 잡혀 있다.

중국 기업들이 설비, 기술 등을 투자하고 북측은 용지와 인력을 제공하는 형식. 조중센터 천쥔이(陳俊亦) 부비서장은 먼저 약 2km²의 면적에 공장 몇 개를 시범 가동한 뒤 특구 규모를 점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신의주특구에 반대했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카지노 운영계획에 있었던 것인 만큼 철산특구는 순수 경제특구로 건설될 예정이다.

북한에 진출한 중국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100억 달러(약 10조3000억 원) 이상의 대북투자를 약속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조중센터의 철산특구 투자 유치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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