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소장파 목소리 커진다

  • 입력 2005년 12월 5일 03시 00분


한나라당의 소장파와 비주류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 소장파 그룹인 ‘수요모임’의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4일 “내년 서울시장 및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설 의원들의 대외활동과 경쟁이 지나치다”며 “12월 한 달은 자제하고 인재 영입의 분위기를 만들자”고 밝혔다.

현재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의원 5명이 공식 또는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고, 경기도지사 후보에도 지난주 출마 선언을 한 전재희(全在姬) 의원을 비롯해 5명이 거론된다.

경기도지사에 뜻이 있는 남 의원은 이날 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당 지지율이 45%까지 올라가니 ‘예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집단 최면에 다시 빠진 듯하다”며 “당이 겸손하지도, 열려 있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를 열어야 하고 유력한 후보들부터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서울시장 및 경기도지사 후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며 “영입이 능사는 아니지만 문을 걸어 닫고 우리끼리 하는 경선으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수요모임의 이성권(李成權) 의원도 2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100m 시합에 출전하는 선수가 집에서부터 뛰어와 시합에 임하는 느낌이다. 당의 모든 카드를 다 보여줘서 선명성과 극적 효과를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조기 과열 분위기를 우려했다.

한편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 소속 초선 공성진(孔星鎭) 의원은 13일 중앙위원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3선의 정형근(鄭亨根) 의장에게 맞서 출사표를 던졌다.

발전연은 정 의원을 ‘구시대 인물’로 규정하고 당 쇄신을 위해서는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전연과 수요모임이 11일 공동 산행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10·26 국회의원 재선거 압승 이후 박 대표의 독주에 숨죽여 온 소장파와 비주류들이 공동전선 구축을 통해 세를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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