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생들 여행가며 즐길때 北주민들 끌려가고 팔려가"

  • 입력 2005년 12월 12일 02시 55분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촛불기도회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이 두 손에 촛불과 ‘북한 인권’이라고 쓰인 종이팻말을 들고 북한 동포의 인권 보호와 종교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강병기  기자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촛불기도회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이 두 손에 촛불과 ‘북한 인권’이라고 쓰인 종이팻말을 들고 북한 동포의 인권 보호와 종교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강병기 기자
북한인권국제대회가 ‘북한인권 대학생 국제회의’와 ‘북한 동포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 등의 행사로 사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10일 오후 1시 반 서울 성북구 동선동 성신여대 운정관 강단에선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5개국 대학생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인권 대학생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날 해외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Liberty in North Korea)’의 홍으뜸 회장은 북한 인권 문제에 무관심한 한국 학생들을 비판했다.

미국 예일대 출신인 그는 “가장 목소리가 커야 할 한국 학생들이 잠이 든 것 같다”며 “집회에 대한 서울의 반응이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지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시험 때문에, 아프다고, 여행을 가야 한다고 시간을 끌 때마다 북한 주민들은 병들고 죽어 가고 끌려가고 팔려 간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방관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링크는 미국 캐나다 영국의 대학과 지역 70여 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서울에도 30여 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지부가 생겼다. 홍 회장은 중국 입국 등 대외 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나이와 출생지를 밝히지 않았다.

링크는 지난주 자신들이 직접 촬영했다는 중국 탈북자들의 비참한 삶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대회장인 성신여대 정문에선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 10여 명이 “국제회의에는 미국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회의 개최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최한 ‘북한 동포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세종로 일대에서 열렸다.

신도와 시민 1만여 명이 참석한 기도회에선 “한국 교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북한 동포의 인권 개선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이 발표됐다.

기도회에 참석한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대사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며 북한 주민도 종교의 자유를 누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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