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미림팀外 도청조직 다수 운영

  • 입력 2005년 12월 14일 03시 00분


김영삼(金泳三) 정부 시절 국가안전기획부가 미림팀 외에도 다른 여러 개의 비밀도청 조직을 운영하면서 각계 주요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도청한 사실이 13일 밝혀졌다.

또 안기부가 도청을 통해 수집한 정보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 씨에게 보고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안기부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도청 실태에 대한 4개월여 동안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14일 오후 2시 30분에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안기부가 주요 인사들이 회동하는 고급 음식점 등에 출장을 나가 도청한 이른바 미림팀 방식의 비밀도청 조직을 주요 부서에 여러 개 설치해 정계 언론계 재계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도청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미림팀이 제작한 도청테이프 274개의 내용을 일부 공개하기로 했다.

검찰은 1997년 대선자금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이른바 ‘X파일’과 관련해 참여연대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된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과 홍석현(洪錫炫) 전 주미대사, 이학수(李鶴洙)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에 대해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하기로 했다.

검찰은 도청테이프를 건네받아 보도한 MBC 이상호(李相澔) 기자와 도청테이프 내용 전문을 보도한 월간조선 편집장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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