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만찬을 갖고 “지금 전 세계 권력이 분산돼 구심력이 흔들리는 등 ‘지도력의 위기’ 앞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통합과 지도의 논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대통령과 언론)가 그동안 견제하고 갈등하는 구도에서 살아 왔지만 ‘만남의 광장’을 만들어 보자는 것을 언론에 대한 화두로 내놓고 싶다”며 “대망의 2006년, 내가 회갑을 맞는 해를 그렇게 보람 있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언론에) 기사를 빼달라고 했는데 안 됐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며 “어디서나 권력은 뭘 숨기고, 시민사회와 언론은 계속 파헤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갈등을 전제로 한 시민사회에 포섭된 언론은 갈등적 사고와 구조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며 “여러분(언론)과 나의 관계가 그동안 불편했던 것은 우리 사회의 운영 원리가 그런 가운데 역할을 서로 분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전날 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들과의 만찬 석상에 이어 “조선시대 세종과 정조는 영웅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으나 개국공신 정도전(鄭道傳)은 시대 흐름과 영웅이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만찬에는 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대부분이 참석했다. 그러나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파문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는 박기영(朴基榮)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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