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상수(李相洙)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노동부 장관 내정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에서는 이런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이 내정자는 2002년 민주당 사무총장과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아 노무현 후보의 선거자금을 총괄했으나 결국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이 내정자에 대해 ‘부채 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노 대통령은 이 내정자의 사면에서부터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광복 60주년 특별사면 때 법무부의 최초 사면 안에는 이 내정자가 빠졌으나 노 대통령이 최종 재가 과정에서 “이상수를 넣어라”고 특별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내정자가 지난해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경기 부천 원미갑에 출마했을 때 여당 지도부가 해당 지역에 가서 회의를 여는 등 총력을 기울였던 것도 노 대통령과 이 내정자의 특별한 관계를 의식한 측면이 컸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각에서의 발탁은 이 내정자에 대한 세 번째 보은인 셈.
얼마나 빚진 게 많으면 이렇게까지 보은을 하느냐는 의문과 함께 사적 인연과 공적 대의명분을 혼동한 최악의 인사라는 비판이 야당 등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과 이 내정자의 관계가 대선자금만으로 엮인 것은 아니다. 1987년 대우조선 노동자 사망사건 때 두 사람은 모두 인권변호사로 노동자 측을 옹호하다 구속된 전력이 있다.
이 내정자는 1988년 13대 국회에 입성해 당시 초선이던 노 대통령,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함께 ‘노동위 3총사’로 불리기도 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黨이 뭐라하든…▼
노무현 대통령은 유시민(柳時敏) 열린우리당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기용할 방침이나 일단 2일 입각 명단 발표에서는 제외했다.
유 의원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임은 특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완기(金完基)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유 의원도 당내 개혁진영의 일정 지분을 대변하고 있는 만큼 입각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전 장관처럼 당내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나를 따를 사람이 없다”고 공언해 온 유 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도 노 대통령이 유 의원의 입각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로 보인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유 의원을 강력히 천거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유 의원이 입각하면 최소한 5% 이상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반발 기류가 여전하다. 중도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노 대통령이 유 의원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당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평소 거침없는 언행으로 ‘적’을 많이 만들어 온 유 의원의 태도가 당내 반발을 부르는 1차적인 요인이다.
같은 당 의원들과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사에게 굳이 장관직을 맡기려고 하는 노 대통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유 의원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사람들의 신망을 얻지 못하면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당내 절대다수가 그를 반대한다는 사실 자체가 장관 임명에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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