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장관급 전략대화 이달 중순 첫 개최

  • 입력 2006년 1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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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시바우 대사
버시바우 대사
한국과 미국의 첫 장관급 전략대화가 이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양국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이번 전략대화는 지난해 11월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출범한 고위급 정례 협의체이다. 공식 명칭은 ‘동맹 동반자 관계를 위한 전략협의(SCAP)’.

한미 양국은 앞으로 매년 한 차례씩 장관급 전략대화를 열어 한미동맹의 미래 비전과 동북아 안보 환경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또 전략대화에서 협의 또는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차관급 협의체와 실무회의도 열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전략적 유연성,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 등 양국의 주요 현안 외에 일본과 중국의 패권 다툼, 일본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비롯한 동북아 갈등 요인 등이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4일 “양국이 전략대화를 하는 것은 동맹관계의 수준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한미협회 강연에서 “한국의 확고해지는 입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하고만 장관급 전략대화를 열었다.

이번 전략대화에서는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 의혹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위폐를 둘러싼 북-미 간 충돌에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 북한의 핵 폐기에 관한 지난해 9월 4차 6자회담의 공동성명 이행 의지엔 변함이 없는 만큼 잘 하면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 등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 방안을 좀 더 구체화하고, 북핵과 위폐 문제를 분리해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는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버시바우 대사도 이날 “미국은 새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준비가 됐으며 북한도 그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위폐 문제를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간주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의 금융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6자회담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가 얼마나 약효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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